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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시골 이민 13년차, 먹고싶어 환장하는 한국과자들

by 이방인 씨 2012. 8. 25.

토요일이라 오늘도 가벼운 포스트 하나 올립니다. ^^
저는 이주일에 한번 정도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한인식품점에 갑니다.
한국보다 훨씬 제한적이긴 하지만, 평범한 한국 음식 식재료는 구할 수 있죠.
교포들 사이에서 "서울시 나성구" 라는 우스개소리도 하는 LA는 한국과 똑같이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저한테는 그저 먼 동네 이야기랍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주식류 재료가 부족한 것은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원래부터 밥보다 군것질을 훨씬 더 좋아하는 만성 비만에 적합한 (?!) 식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미국에도 과자는 차고 넘칠만큼 많지만, 전 한국과자만큼 맛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미국 과자는 둘 중 하나입니다.
짜증나게 짜거나, 미친듯이 달거나..... 짠 것은 칩이요, 단 것은 쿠키지요. -.-;;

그래서 여기서 구할 수 없는 한국 과자들 먹고 싶을 때 정말 환장한답니다.
주마다, 동네마다 한인마트 사정은 다르겠지만 한인인구가 별로 없는 저희 지역의 참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한국에서 출시된 지 2-3년이 안된 신제품(??) 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꾸준히 팔고 있는 거라고는 새우깡, 짱구, 초코파이, 감자깡, 콘칩, 에이스 크래커, 홈런볼 뭐 이런, 그러니까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막 시작되려던 시기에 출시된 것만 같은 오래된 과자들입니다.
가끔 와플이나 감자칩같은 새로운 과자들이 들어오긴 하지만, 결국 남는 것은 매일 보는 그 과자들 뿐이랍니다.

아이스크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메로나, 비비빅, 누가바, 붕어 싸만코 이렇게 4종류가 기본입니다.
사장님 물건 많이 떼오실 때 간혹 탱크보이가 끼어들어올 뿐이죠.
하다못해 더위사냥도 없는 이 대재앙 앞에 저는 아이스크림 코너로는 아예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ㅠ.ㅠ
솔직히 이런 과자가 사장님의 입맛에 맞아서 이런 것들 뿐이냐고 묻고 싶지만, 아직 사장님과 그 정도로 친하지 않은 것 같아서 꾹 참고 있어요.

제가 너무 먹고 싶은 한국 간식, 수 없이 많지만 딱 세 개만 추려봤습니다.

3위 - 다이제스티브 초코맛

이게 그렇게 똑같은 맛을 찾기가 힘드네요.
미국에도 쿠키에 초콜렛 친 제품이라면 참 많은데, 쿠키맛이 똑같으면 위에 뿌려진 초코맛이 다르고, 초코맛이 같으면 쿠키맛이 다르고... 딱! 이 맛을 찾기가 힘들어요.
근데 한인 마트에는 정말 열 받게도, 그냥 빨간색 다이제스티브는 있는데 초코맛은 없지 뭡니까!
이것도 아저씨가 초코를 싫어해서 그런건지 물어보고 싶지만....
참고로 미국에도 다이제스티브는 흔하게 많습니다.
다만 앞서 쓴대로 쿠키의 질감이나 맛이 조금씩 다르고, 초코크림맛도 달라요.
제가 기억을 미화시킨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 입맛에는 한국 초코 다이제가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

2위 - 천하장사 소세지

이건 말이죠....
이런 표현 써도 될 지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드럽게 먹고 싶습니다. -.-;;
이런 간식 소세지 종류는 잘 안팔려서 그런건지 구경하기가 쉽지 않네요.
간혹 CJ에서 나온 커다란 소세지는 본 적 있지만, 이 천하장사 소세지는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없다고 생각해서 더 그런건지 몰라도 진짜 먹고 싶네요.
이 60개입 한 봉지 사면 앉은 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1위 - 설레임

여름이라 그런지 무엇보다 이게 가장 생각납니다.
저는 이 미국 땅에서 당최 설레이질 않아요. ㅠ.ㅠ
메로나는 맛있지만, 비비빅은 팥이 싫고, 누가바는 느끼하고, 붕어 싸만코는 먹다보면 목이 메인단 말이지요. -.-;;
설레임은 사실 제가 이민 온 후에 출시되서 저도 나중에 한국 나갔을 때 먹어봤는데 정말 정신 못 차릴 정도도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 뭐랄까, 다 먹고 나서 저 주둥이 부분을 뜯어 찢고 그 안까지 다 핥아먹고 싶은 기분이야~~
이렇게 뭐든 핥고 싶은 기분이 설레임이련가...!!!

하면서 엄청 사 먹어제꼈더랬지요. ㅋㅋㅋ

그런데 이 세 가지 다 뽑아놓고 보니까 신제품은 하나도 없네요.
이 동네 살다보니 신제품이란걸 먹어보질 못해서 무슨 맛인지 몰라서 그리워할 수도 없어서 그런거예요. ㅠ.ㅠ
여러분 혹시 맛있는 신제품 있다면 알려주세요.
나중에 마트 사장님하고 가까워지면 넌지시 부탁해보려구요. ㅋㅋㅋ
맛있는 한국 간식 많이 드시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이 글은 저의 개인적 이야기로, 미국 전역을 일반화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