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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야기

미국 TV에 등장하는 한국인의 이미지는?

by 이방인 씨 2011. 9. 21.

아시아에선 한류열풍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아직 미국에선 Asian-American 을 제외한 주류사회에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직도 한국하면 아시아 최고의 연예계보다는 한국전쟁이나 분단된 현실을 먼저 떠올리는 미국인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오늘은 미국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한국인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비교적 한국에 많이 알려진 시리즈 Gilmore Girls, 보신 분들도 있을 텐데요.
싱글맘과 살아가는 Lory 라는 귀여운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시리즈입니다.
주인공 로리의 가장 친한 친구는
Lane Kim 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인이라는 설정이죠.

이게 바로 시리즈 출연자들의 사진인데, 주인공 모녀가 맨 앞줄에 자리하고 있고, 그 뒤 안경을 끼고 있는 동양인 소녀가 바로 레인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레인보다 더 흥미로운 캐릭터가 바로 레인의 엄마 극중
Mrs. Kim 이라고 불리는 인물이죠.

이 미세스 김은 제 생각에는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단연 돋보이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사건건 레인의 생활을 통제하고,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처럼 냉철하면서도 감정의 동요를 전혀 보이지 않는 엄격한 여성으로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묘사를 통해 보면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전형적 어머니을 알 수 있죠. 
학업성적을 최우선시하고, 아이의 의견은 가볍게 무시하고, 부모가 인정한 친구와만 교제를 할 수 있으며, 반항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부모의 말을 따르면 인생의 성공은 보장되어 있으며 여기서 인생의 성공이란 단연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죠.


실상보다 좀 더 극적인 캐릭터로 설정을 하긴 했지만, 한국부모의 특성을 그대로 잡아내고 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한국부모들의 성향을 좋다 나쁘다 판단하고 싶지는 않군요.
부모마다 저마다의
신념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 아니겠습니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런 한국인들을 이해불가라며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 미국인도 봤지만, 반대로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희생과 열정이 존경스럽다는 미국인도 봤습니다.
요즘 미국에서는 중국계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이 드센데, 미국언론은 이런 극성스럼 중국엄마들을
Tiger Mom 일명 호랑이 엄마라고 부릅니다.
(이 별명은 중국계 여성 Amy Chua 가 집필한 자녀 교육에 관한 책 제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저도 중국인 친구들의 어머니들을 종종 봤는데, 이분들은 한국 엄마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뒤지진 않을 정도로 자식교육에 열과성을 다하시는 분들입니다.
교육을 중요시 하는건 한중은 물론이고 대부분 아시안계 이민자집단에게 두드러진 특징이죠.
주류언론에서도 타민족 이민자들과 비교했을때 상대적으로 높은 학력과 소득수준을 지닌 아시아계의 힘이 바로 이러한
교육에 대한 열정이라고 평한바 있구요.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Lane 과 Mrs. Kim 역을 맡은 배우들이 모두 사실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사실입니다.

위부터 Lane Kim 역의 Keiko Agena 와 한 눈에 봐도 범접할 수 없는 근엄함이 느껴지는 Mrs. Kim 역의 Emily Kuroda 입니다.

물론 지금도 Lost 에서 얼굴을 알렸던 Daniel Dae Kim 이나 John Cho 같은 배우들이 있기는 하지만, 좀 더 많은 재능있는 한인들의 연예계 성공적 안착을 교포의 한 사람으로 참으로 바라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부말고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한인이 많아진다면, 미국인들이 한국인에게 가지고 있는 선입견도 서서히 사라지고, 미국 TV에 등장하는 우리의 모습도 조금 더 유연하게 그려지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