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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이민 13년차, 이럴 때 정말 미국이 싫다 Worst 3

by 이방인 씨 2012. 2. 27.

 

 

고등학교 때 미국으로 이민와서 13년을 보내고 나니 이젠 싫든 좋든 이 곳이 제 삶의 터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여기서 살바에야 좋은 것만 보고 배우며 살자고 마음 먹어보지만 쉬운일은 아니네요.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문화의 차이는 그렇다쳐도, 미국의 몇몇 제도적 문제들은 정말 겪을때마다 오만정이 다 떨어져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가장 최악의 문제점 세 가지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첫번째 - 일 못하는 공무원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공무원들도 각종 국가 혜택과 안정적인 직업이 보장됩니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공무원들은 일에 열의가 없는 걸로 유명합니다.
시청이나 민원기관, 차량관리국 등등 공공기관의 사무직원들은 일 못하는 걸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지요.
그들의 특징은 무조건 일을 느릿느릿 처리한다는데 있습니다.
어차피 정해진 시간 동안 일하고 정해진 월급을 받는데, 힘들게 열심히 일할 필요없다는 생각인거죠.
공공기관에 가서 일 처리하려고 번호표를 받고 거의 2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또 담당직원이 늦장을 부리고 그나마 처리도 당일에 해주는게 아니라, 며칠 혹은 몇 주후에 가서야 해결이 되죠.
사람 앞에 앉혀두고 일 하다가 갑자기 일과는 아무 상관없는 전화통화를 하면서 깔깔거리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불친절함이 옵션으로 따라 오기까지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미국에서 공공기관에 갈 일이 있을때마다 한숨을 쉬시면서 불평하십니다.

 

한국 같으면 이건 1시간 안에 끝날 일이야. 아니면 민원창구 폭파당했을 걸?


 

두번째 - 어딜 가려고 해도 너무 멀다

 

잘 아시다시피 미국은 땅덩이가 큰 나라죠.
그렇다보니 여기서는 어디를 가려고 해도 한 세월이라는게 문제입니다.
대중교통이 발달한 대도시를 제외하면, 미국에는 버스도 지하철도 없는 중소도시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워낙 땅이 크다보니, 인구가 넓은 지역에 걸쳐 분포해 있고, 그 넓은 면적을 모두 커버할 교통망을 구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미국은 식구수대로 자가용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하다못해 동네 미용실을 가려고 해도 자동차로 10분은 걸리니까요.
제가 대학을 다닐때도 집에서 자동차로 40분 걸리는 거리였는데 그 쯤이면 미국에서는 그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라고 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친척이 차로 2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데, 그것도 지척이라고 매주 만나구요.
보통 3-4시간은 운전하고 가야, 나들이라고 할 수 있죠.
이렇다보니 뭐 하나 하려고 하면 차 안에 앉아서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답니다.

세번째 - 미친 병원비

 

미국에서 가장 후진(?)것이라고 한다면 바로 건강보험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후집니다. (이런 단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답니다..........)
한 달전에 저희 오빠가 갑자기 숨을 잘 못쉬는 바람에 동네 가까운 내과에 갔더니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응급실로 빨리 가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응급실에 가서 혈압을 한 번 쟀습니다. 
간호사가 보더니, 고혈압이라면서 1시간 있다가 한 번 더 재야한답니다.
그래서 1시간을 기다려서 한 번 더 쟀더니, 호들갑떤게 무색할 정도로 정상혈압이더라구요.
그래서 허무하게 그냥 집으로 돌아오고, 4일 후에 응급실 비용 청구서가 날아왔습니다.
$ 2,700 그러니까 한화로 약 300만원이 찍혀 있더군요.
맹세코 그 날 응급실에서 한 거라고는 혈압 딱 2번 잰 게 다입니다.

사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희 이모는 천식발작으로 새벽 1시쯤 응급실에 들어가서 6시쯤에 퇴원했는데요.
약 5시간 응급실 침대에 누워 상태를 보고 약을 먹은것 뿐인데, 청구서에 찍힌 금액은 $ 6,000 한화 670만원이었답니다.
또 저희 삼촌은 비교적 가벼운 교통사교를 당해서 6일간 병원에 입원하고 MRI 촬영을 한 번 했는데 청구된 금액은 입이 떠억~ 벌어지는 $ 32,000 한화 3천6백만원 이었죠.
아무리 생각해도 믿을 수가 없어서 도대체 6일간 병원에서 뭘 했냐고 물었더니, MRI 찍은것 말고는 별 다른 큰 검사는 없었고, 그냥 상처 부위 치료랑 정형외과 검진 몇번 받고, 6일간 병원밥 먹은게 다라고 삼촌이 허탈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물론 청구된 금액을 다 환자 본인이 내는것은 아니라, 가입한 보험의 약정에 따라 보험회사에서 몇 % 내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과 비교하면 애초에 상식을 벗어난 금액이 청구되는 것이죠.
참고로 저희 삼촌의 경우, 보험에서 40%를 지불하고 나머지 2천2백만원 가량을 직접 내셨죠.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의료비용이 들다보니까, 미국에서는 돈 걱정없는 부자들과 나라에서 모두 돈을 대주는 극빈자들을 제외한 중간 서민층은 아프면 차라리 죽어야한다는 말까지 있답니다.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기간동안 가장 이루고 싶은 것으로 건강보험법 개혁을 들었는데요.
대통령이 제시한 서민층을 위한 건보법 개혁안은 부자 백인들로 이루어진 미국 의회에서 전혀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백인 부자 의원들은 의료수가를 높이는 주범인 보험회사들의 로비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건보법 개혁은 현재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못하고, 내년에 되니 마니 하는 중이네요.

이렇다보니, 교포들은 아파서 병원갈 일이 생길때마다 한국의 국민의료보험이 부러워지곤 합니다.
미국은 의료보험을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이 돈벌이로 하기 때문에 의료수가가 높은 것이랍니다.
다른건 몰라도 편리한 대중교통시설과 의료보험만큼은 한국이 세계 제일이지 않나 싶습니다.


여러분도 동의하시죠? ^^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