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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 태어난 저는 그 시대의 전형적인 외국어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말인즉, 회화보다 문법에 중점을 두고 영어를 배웠다는 거죠. 덕분에 혹은 그 탓에, 이민 초기에 읽기 쓰기는 문제 없었으나 말하기 듣기에서 고생 좀 했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꽤 많은 미국인들이 평상시 문법에 어긋나는 영어를 구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한국인들이 국어국문법대로만 말하고 사는 건 아닐 테고, 미국인들도 매한가지인 거죠. 오늘은 미국인들이 자주 쓰지만 영문법에는 어긋나는 영어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1. 과거는 과거일 뿐, 과거분사 따위가 다 무에냐!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자다가 일어나도 튀어나올 정도로 열심히 암기하는 바로 그것!


Have + P.P


현재완료형이죠? 현재완료형에서는 과거형 (Simple past) 대신 과거분사 (Past Participle)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미국인들이 과거분사가 들어갈 자리에 그냥 과거형을 넣어버린답니다. 예를 들어,


Have you eaten dinner? 대신 Have you ate dinner?
He has come. 대신 He has came.
I have given it. 대신 I have gave it.


이렇게 have 다음에 과거형을 떡! 쓰는 미국인들이 있다니까요. 무슨 뜻인지 알아듣는데야 아무 지장 없지만 가끔 저는 궁금해집니다.

이들은 과연 현재완료형에는 과거 대신 과거분사를 써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단어의 과거분사형을 모르는 것일까?


2. 서부 전선은 이상 없다지만 동 + 부 전선은 카오스구만!

차 없이는 살 수 없는 지역이 많은 미국에서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꼭 듣는 말이 있습니다. 어딜 가든 "운전 조심해" 라는 말이죠. 운전 조심하라는 말, 영어로는 어떻게 할까요? "운전하다"라는 뜻의 동사와 "안전히"라는 뜻의 부사를 붙이면 되겠죠?


Drive safely.


라고 간단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데... 그런데... 이 문장을 "Drive safe"라고 말하는 미국인들이 엄~청 많아요. "safe"는 "안전한"이라는 뜻의 형용사인데....


부사 (adverb) 대신 형용사 (adjective)를...!


영문법에는 어긋나는 이 표현, 사실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답니다. 혹자들은 현대 미국 영어에서 이것은 "틀렸다"기 보다는 "Casual"한 어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본래는 동사 뒤에 부사가 와야 하지만 동사 + 형용사의 조합도 어법상 용인된다는 거죠. 실제로 동사 위에 quickly 대신 quick을 쓰기도 하고 easily 대신 easy를 쓰기도 한답니다.

[동 + 부]도 쓰고 [동 + 형]도 쓰고, 아주 제멋대로 카오스예요.



3. 뭔 광산이 그리 많으시길래?

3번은 사실 오늘 글에 쓴 세 가지 중 저를 가장 곤란하게 한답니다. 영어시간에 우리가 배운 소유대명사들을 한 번 읊어볼까요?


나의 것은 Mine
너의 것은 Yours
그의 것은 His
그녀의 것은 Hers
그들의 것은 Theirs


1인칭 소유대명사 Mine을 mines라고 잘못 알고 있는 미국인들이 정~말 많아요! "Mine is"를 축약해 "Mine's"라고 쓰기 때문에 여기서 혼란이 발생한 듯 한데, 의외로 꽤 많은 미국인들이 mine을 mines라고 잘못 쓰더라구요.


This is mines.
Mines is red.
(이건 마치... Mine is is red라고 말한 거라구요!)
He is a friend of mines.


등등 아예 이 단어가 "-s"로 끝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저는 사실 타인의 문법이나 맞춤법을 꼭 고쳐줘야 직성이 풀리는 Grammar Nazi는 아닙니다만, (저도 완벽하지 아니함을 알고 있기에.) 어쩐지 이 단어를 잘못 말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mine (광산)이라는 단어가 함께 떠오르면서 속으로 '그래 무슨 광산을 몇 개나 가지고 계시나요?'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간혹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한국인들 중에서도 "어이"와 "어의"를 혼동한다든지, "빛" "빗" "빚"을 구분하지 못한다든지 "굳이"를 "구지"로 쓴다든지 하는 실수를 하는 분들이 눈에 띄는데 미국인들의 영어 실수도 같은 맥락인 거죠. 지적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Native Speaker들도 영어 실수하며 산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답니다. 만약 독자 여러분들 중 영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분이 계시다면 두려워 말고 씩씩하게 공부하시기를!
신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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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들꽃처럼! at 2016.05.25 12:14 신고 [edit/del]

    미국인들도 그런다니! 흐읏 ^^
    저는 어떡해와 어떻해가 그리 헷갈리더라구요~~
    어떡게해 가 어떻게와 같다는걸 한 일년전에야 알았답니다~~

    반가워요 방인님~~
    그래서 방인님 얘기는 언제 푸실꺼예요?
    우리 흥할분은 잘 계시나요?
    박여사님은?
    궁금하오~~~♡

    Reply
    • 이방인 씨 at 2016.06.01 09:30 신고 [edit/del]

      제 이야기는.... 하려고 시작하면 눈물이 앞을 가려서요. 엉엉엉 ㅠ.ㅠ 완전히 한풀이가 될 거예요. 들꽃처럼님은 어찌 지내시는 거예요? ^^

  2. 에이티포 at 2016.05.25 21:20 신고 [edit/del]

    저도 80년대 세대라서ㅋㅋ같이공감되네요

    Reply
    • 이방인 씨 at 2016.06.01 09:31 신고 [edit/del]

      그 당시에 조금만 더 균형잡힌 외국어 교육을 받았더라면 미국에 와서 초반에 말하기 듣기로 고생을 조금 덜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있어요. ^^

  3. vision2real at 2016.05.25 22:09 신고 [edit/del]

    This is mines는 꼭 독일어 같은 생김새네요~~
    다른 건 뭐, 그럴 수 있겠다 하는데 Mines는 적응이 안 되네요~~^^

    Reply
    • 이방인 씨 at 2016.06.01 09:32 신고 [edit/del]

      저도 들을 때마다 솔직히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조~오~금 들기도 하는데 꾹 참는답니다. 너나 잘하라는 말 들을 것 같아서요. 푸하하하 ^^;;

  4. genome at 2016.05.26 01:11 신고 [edit/del]

    글을 읽으면서 저는 캐주얼 영어를 구사하는구나 느꼈습니다ㅠㅠ
    방인씨~! 안녕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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