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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먹고 사는 것만큼 중요한 문제가 또 있을까요. 꿈만 먹고는 배고파서 못 사는 현실적 서민 이방인 씨, 요즘 정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눈물을 머금고 회사에 출근한답니다. 한국에는 월급쟁이 직장인들은 사표를 가슴에 품고 산다는 말이 있죠? 미국인들의 직장생활도 고달프긴 마찬가지랍니다. 아니, 제 사정은 그래요! 

직장인의 비애




첫째, 아무리 쿨해도 상사는 상사

직상 상사라.... 아무리 들어도 편해지지 않는 단어죠. 한국처럼 상사와 부하직원이 수직관계를 이루지는 않지만 미국에서도 상사 눈치는 봐야 한답니다. 요컨대 상.사.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금물! 기분이 안 좋아보이시는 날에는 분위기 띄우려고 온갖 노력을 해야 하죠. 게다가 칼날같이 내 실수를 지적하는 상사라도 그의 실수는 비단구렁이 담 넘어가듯 온 사무실 전체가 모른 척해야 하고, 재밌지 않은 농담에 눈 뒤집어가며 웃어야 하는 것도 만국공통 아닐런지요.

일전에 한 번 쓴 적 있습니다만, 저희 부서 No.1께서는 이제 은퇴를 겨우 7개월 앞에 두고 계신 64세의 미혼여성이십니다. 평생 일에만 매달려 사신 분이라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시는 것이 최대의 장점이죠.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심기가 불편하신 날에는 직원들의 말에도 대꾸를 전혀 안 하실 정도로 까다로운 분이랍니다. 부하직원들이 일을 못해서 그런 거라면 '내 죄를 내가 알고 있사옵니다~'하고 이해하겠지만 사적인 일로 기분이 안 좋은 날에도 찬바람을 쌩~쌩~ 일으키며 사무실 분위기를 흐려놓기 일쑤니 차~암~ 솔직히 나이값 못하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네요. 


둘째, 교활한 동료는 어디에나 있는 법

전 직원이 모두 제 자리에서 제 할 바를 다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세상은 그리 쉽게 유토피아가 될 수 없죠. 어느 나라 어느 곳에나 출근길 발걸음을 천근만근으로 만드는 얄미운 동료들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출신이라 그런지 저는 부서내에서 업무처리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No.1께서도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저를 찾으시곤 하죠. 그런~데, 그래~서, 간혹 교활한 동료들에게 이용당할 때가 있습니다. 자기들은 업무 시간에 딴짓하며 놀다가 발등에 불 떨어지면 그제서야 '이건 deadline이 다가오니까 방인 씨가 해야겠네' 하며 일을 떠넘기는 동료들이 꼭 있단 말이죠. 그들의 일을 제가 대신 해야 할 의무도 없고, 얄밉게 구는 동료의 일을 해 줄 마음이 들지 않을 때도 많지만 결국 상사 귀에 들어가면 언제나 서류는 제 책상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억울해도 참고 일을 할 수 밖에 없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싫은 건 말이죠, 다 된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주제에 일은 자기가 혼자 다 한 척, 공을 가로채는 동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정말 기~가 막히게 숟가락 얹는 타이밍을 잘 알. 제가 다 작성한 서류를 낚아채며 '내가 가는 길에 제출해 줄게' 라며 씨~익~ 웃고 가져가질 않나, 혼자 낑낑거리며 일을 해 놓으면 마지막에 상사가 나타날 때만 도와주는 척을 하질 않나!


미국에서 와서 칠정울결을 알게 된
허준 애청자 이방인 씨



셋째, 내가 누군지보다 내가 아는 사람이 누군지가 더 중요하다네

겪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미국에서도 인맥은 참.으.로. 중요하답니다. 미국에서 취업 준비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이 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It is all about who you know.
당신이 어떤 사람을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연줄이 최고'라는 말이죠.
제 경험을 돌아보면 학연, 지연이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만 무엇을 계기로든 '친하게 지내는 아는 사람'은 무척 중요하더라구요.

아시다시피 저는 이미 십대 후반이 되어서야 미국에 왔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어요. 저희 부모님께서는 쉰이 다 되어서야 미국에 오신 1세대 이민자들이니 기반이 전혀 없는 것도 당연하구요. 저 또한 미국에 와서 사귄 사람이라고 해 봐야 같은 나이 또래의 학교 친구들이기 때문에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생활을 하며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가끔 있네요.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이직이나 승진이죠. 작년에 저랑 스펙과 경력이 모두 비슷한 동료 한 명이 이직을 했습니다. 업무평가에서 저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도 한 직급 위로 승진되어 떠났는데요. 알고 보니 새로 들어가는 회사의 요직에 엄마의 동생, 즉 이모가 앉아있다네요. 그 때도 씁쓸했는데 비슷한 일이 올해 한 번 더 있을 것 같습니다.



뭐... 그러려니~ 하고 그냥 제 할 일 해야죠.
쨍! 하고 해뜰날 돌아오...오...

오레오는 맛있지!



고달플 땐, 달달한 걸 먹는 것이 삶의 지혜!
여러분 신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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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sion2real at 2016.05.11 14:32 신고 [edit/del]

    음...완전 짜증나네요.

    일전에 한국계 배우 John Cho를 소개하실 때 Harold & Kumar 시리즈를 소개하셔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Go To White Castle (2004)"편에서 비슷한 상황이 있었죠. 조용해 보이는 아시아계 주인공한테 주말동안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다 미뤄놓고 여자랑 놀러 다니다가 마지막에는 그 아시아계 주인공한테 왕창 깨지는 장면이 있었죠. 그때 아주 통쾌했었는데...
    실제는 짜증나네요 역시...
    이민자로서 겪어야 할 억울함이란 어느 나라에서건 어떨지 눈감고도 그려지네요.

    힘 내시고 버티는 수 밖에요~~
    토닥토닥~~~

    Reply
    • 이방인 씨 at 2016.06.01 09:40 신고 [edit/del]

      저는 사실... 이직을 하고 나서 "밥벌이의 고단함"이란 말을 온 몸으로 온 영혼으로 맞고 있는 기분이예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을 이렇게 느끼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정말 로또 맞는다면 지금 당장 상사의 얼굴에 사표를 던지고 싶다니까요. 흑흑흑~

  2. 들꽃처럼! at 2016.05.11 21:59 신고 [edit/del]

    아...댓글 잘못 지웠다... ^^;;;

    우리 방인님
    직장생활하기 힘드시죠?
    토닥토닥토닥
    누구든 어디에 있든 다들 힘들꺼라 생각하는데...
    그런데 제 주변 사람들은 왤케 잘만 사는걸까요???
    저 빼고 다들 잘 산다는... ㅡㅜ

    우리방인님께 슬쩍 묻어가는 인간들에게
    텔레파시로 이단옆차기와 훅을 날립니다!
    인생 그리 살면 안되는데 말이지!
    아이스크림이나 하나 사주믄서 묻어가든가...
    흥! 칫! 뽕!

    Reply
    • 이방인 씨 at 2016.06.01 09:44 신고 [edit/del]

      나만 빼고 다 잘사는 것 같다는 생각 저도 종종하곤 해요. 그런데 아마... 아니겠죠? 다들 그냥 잘 지내는 척 하는 걸지도 몰라요. 저도 사실 대충 아는 사람들한테 긴 이야기 하기 귀찮아서 잘 지낸다고 둘러대거든요. 그랬더니 다들 제 팔자 편한 줄 알더라구요. 다들 비슷하겠죠 뭐. 들꽃처럼님과 저, 우리 모두 함꼐 힘내요! ^^

  3. 에이티포 at 2016.05.12 10:27 신고 [edit/del]

    축하드립니다.!!! 메인 뜨셨네여.ㅋㅋㅋㅋ
    앞으로 자주뵈용.ㅎㅎ

    Reply
  4. Barock at 2016.05.13 00:24 신고 [edit/del]

    어딜 가나 직장이나 사회 생활은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언어나 문화 차이를 떠나서 나 자신이 이걸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블로그 하셨는데 메인에 뜨신 걸 축하드리고 이방인님의 미국 생활도 응원합니다. ^^

    Reply
  5. 노지 at 2016.05.13 08:01 신고 [edit/del]

    와, 오랜만에 뵈어요!!
    얼마 전에 아는 친구가 회사에 못 다니겠다고 말했는데, 한국은 정말 많은 야근에 일당은 거의 없는 데다가 사장이 나가거나 오락가락할 때마다 직원들이 나가서 인사를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미국도 힘들기는 마찬가지겠지만... ㅎㅎ 역시 사람 사는 곳은 '시스템' 말고 '사람이 만드는 환경'은 상당히 비슷한 것 같아요.

    Reply
    • 이방인 씨 at 2016.06.01 09:49 신고 [edit/del]

      정말 오랜만이네요. 노지님 건강히 잘 지내셨죠? ^^
      제 어린 시절 친구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직장 생활하는데 그 고단함은 정말 저를 무안하게 할 정도더라구요. 야근을 정말이지 밥 먹듯이 하는데, 저는 야근의 "야"자도 모르고 사는 지라, 그 친구들 앞에서는 입도 뻥긋 못한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 모두 힘냈으면 좋겠어요.

  6. 프라우지니 at 2016.05.14 04:40 신고 [edit/del]

    타국에서 직장생활하는것도 힘든데, 그걸 이용하는 현지인 직원들!
    정말 한대 때려주고 싶은 인간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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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존사모님 at 2016.05.15 19:48 신고 [edit/del]

    힘내세요~! 어디서나 남의 돈을 버는 것은 더럽고 치사하고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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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genome at 2016.05.16 14:32 신고 [edit/del]

    방인님 토닥x1000
    상사는 그렇다치고!
    교활 얄미운 동료는 진짜 어잌후 ㅎㄷㄷ
    숟가락 타이밍의 귀재들...너무너무너무 싫어요!
    저는 낮에 오레오 아이스트림 먹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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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인 씨 at 2016.06.01 09:50 신고 [edit/del]

      상사는 더럽고 치사해도 상사라고 억지도 넘어가도 직위가 같은 동료가 이용하려고 들면 정말 열받아요. 똑같이 갚아주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그냥 더러워서 피하는 수 밖에요. 저는 어제도 오레도 한 봉지 사 먹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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