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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아날로그적 취미, 미국에 살며 모은 예쁜 우표들 공개

by 이방인 씨 2014. 10. 13.

늘은 이방인 씨의 의외의(?) 취미를 하나 공개할까요? 제 기억으로는 예전에 어르신들이 많이 하시던 건데... 바로 바로


우표 수집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수집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어영부영 생각보다 많이 가지고 있게 된 것 뿐이지만요. 애초에 고이 간직하겠다는 마음 없이 그저 눈에 띄는 우표가 있으면 잘라서 서랍에 넣어 두었다가 시간 날 때 스케치북에 아무렇게나 붙여버렸기 떄문에 모양새가 그럴 듯하진 않지만 어쨌든 모은 건 모은 거잖아요~!

 

 이렇게 스케치북에 간단히 붙이기 시작했는데 몇 장 모였길래 여러분께 보여 드리려구요.

 

 가장 흔한 건 아무래도 이런 디자인이죠.

 

 성조기나 자유의 여신상 같은 미국의 상징들이요.

 

 이건 50개 주 시리즈인데 오레곤, 테네시, 오클라호마입니다.

 

 대륙의 50개 주 뿐만 아니라 미국자치령 시리즈도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건 푸에르토 리코네요.

 

미크로네이사 연방국 시리즈도 있구요.
미크로네이사 연방국은 원래 미국령이었다가 1986년에 독립했습니다.

 

 또 다른 디자인의 50개 주 우표입니다.
1812년에 미연방에 합류한 루이지애나

 

 1863년에 합류한 웨스트 버지니아

 

 영토 시리즈 말고도 미국 역사상 중요한 순간들을 묘사한 우표들도 있습니다.
1812년 미-영 전쟁에서 영국 함대를 격파한 Consititution호의 모습이네요.

 

 이것은 미 역사상 가장 대규모였다고 하는 흑인들의 시위 행진입니다.
The Great March on Washington 이라고도 불리는데
1963년 8월 27일 전미의 흑인들이 평등한 인권과 경제권을 주장하며 워싱턴으로 행진을 했고
다음날에는 링컨 기념관 앞에서 마틴 루터 킹의 그 유명한 "I have a dream" 연설이 있었죠.

 

 이건 제가 좋아하는 Building a Nation 시리즈입니다.
193-40년대부터 각종 건물, 다리, 철도 및 사회 기반시설들을 만들어 미국을 건설한
산업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해 제작되었죠.
생생한 역사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잘 찍은 흑백사진 작품 같아서 멋지기도 하죠?

 

총 12장이 나왔는데 아쉽게도 제 손에 있는 건 2장 뿐입니다.
저 정말 이 시리즈 다 모으고 싶어요!
물론 돈을 내고 우표를 살 수도 있지만
왠지 그러면 모으는 게 아니라 사서 가진다는 느낌이 들어 내키지 않네요.

 

 명예의 메달
이건 군인들의 위한 우표구요.

 

 전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두 명의 미국 대통령 얼굴도 보이네요.
링컨과 워싱턴이죠?

그런데 워싱턴 옆에 있는 종, 어쩐지 낯익지 않으십니까?
제가 예전에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바로 그 종입니다!
이 종의 이름을 맞히시는 분들, 저의 진정한 애독자 인증입니다요~!

 

 다음은 인물 시리즈네요.
여러분이 단번에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흑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Black Heritage 시리즈입니다.
Shirley Chrisholm은 1970년대에 활동했던 뉴욕 주의 하원의원입니다.
Althea Gibson은 1956년에 세계 최초로 비백인계로서 테니스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구요.
John H. Johnson은 흑인 최초로 포브스 400 안에 포함된 유명한 사업가입니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면 모를 수가 없는 이 사람, Rosa Parks입니다.

미국에는 195-60년대까지만 해도 법적으로 흑백 격리 (Segregation)라는 게 있었습니다.
화장실도 흑인용 백인용이 나뉘어져 있었고 버스에도 흑인석 백인석이 따로 있었죠.
짐작하시다시피 모든 면에서 백인이 우대받는 시대였기 때문에 버스에 흑백 지정석이 따로 있어도
백인석이 다 차서 백인이 앉을 자리가 모자라게 되면 흑인이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해야 했습니다.

1955년 12월 1일, 앨라바마주의 Rosa Parks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백인이 앉을 자리가 모자라자 운전수가 그녀에게 백인에게 자리를 내어주라 말한 거죠.
Rosa Parks는 부당한 일이라며 거부했고, 결국 "시민불복종"이라는 이유로 체포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분개한 앨라바마의 흑인들과 마틴 루터 킹이 버스 보이콧을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마침내 1956년 4월,
법원은 앨라바마주의 흑백격리법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미국 흑인인권운동 역사의 한 획은 그은 사건이었죠.

 

 이 사람은 미국 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안무가 George Balanchine 이구요.

 

 196-70년대에 활동한 사이키델릭-애시드 뮤지션 Janis Joplin입니다.
사실... 전 이 분을 잘 모르는데 그냥 우표가 예뻐서 가지고 있었어요.

 

 힘이여~ 솟아라~!
하는 포즈의 운동선수처럼 보이지만
Jose Limon이라는 이 남자는 현대무용가입니다.
무려 1908년 생으로 1930년대 현대무용계을 개척한 분이시래요.

 

바로 이 모습이 우표에 담긴 거랍니다.

 

 이 사람은 아시는 분들이 계실지도요.
싱어송라이터, 배우, 작가이기도 했던 Johny Cash입니다.

 

 헐리웃 고전 대작 <벤허>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Charlton Heston입니다.
오리지널 혹성탈출에도 나왔죠.

 

 Jimi Hendrix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우표도 제일 멋지죠?!

 

 Harvey Milk는 미 역사상 최초로 커밍아웃하고도 공직에 오른 정치인입니다.
자신은 뉴욕 출신이었지만
70년대 이미 게이 인구가 주류였던 샌프란시스코 캐스트로 지역에서 기반을 다졌죠.

 

 이번엔 미국인이 아니네요.
샹송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다 아실 법한
La Vie en rose 를 부른 Edith Piaf입니다.

 

 픽사의 에니메이션과 디즈니 영화 우표도 있습니다.

 

 엄청난 주문을 외우고 있는 듯한 해리 포터도 보이네요.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노란 인간들 심슨 가의 두 남매입니다.

 

 이~거~슨~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빈티지 서커스 시리즈예요.
완~전 희소한 한정판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체국에서 공식적으로 Limited Edition 이라고 발표한 거니까요.
여기 있는 쇼들은 다 1900년대 초반에 시작된 공연들인데 (Barnes Circus는 1895년에!)
아직도 명맥을 이어오는 것들도 있답니다.
Ringling Bros Show와 Barnes는 아직도 볼 수 있지요.

 

 미술 작품 시리즈도 있구요.

 

 이것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나온 우표들이예요.
산타의 마차를 끄는 순록들, 진저브레드 하우스들, 트리 오나먼트들,
그리고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님도 보이네요.

 

 알록달록 예쁜 새 시리즈입니다.

 

 정말 예쁘죠?
저는 평소 조류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렇게 예쁜 새들이라면
마음이 바뀔 것 같아요.

 

 꽃 시리즈도 있죠!

 

 사실 저는 원예에는 영~ 취미가 없어서 꽃을 보고 이름을 읽어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색감은 참 좋네요.
아..하..하하하하

 

꽃이 있는 곳에 나비가 없을 수 있나요!
 꼭! 꼭! 꼭! 다 모으고 싶은 나비 시리즈입니다.

 

 나무와 분재 시리즈네요.
분재는 일본식으로 Bonsai라고 해서 미국에서도 유명하죠.

 

 의미를 알 수 없지만 귀여운 과일 시리즈

 

 이건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Go Green 시리즈입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이 그려져 있어요.

 

 이건 아마 Farmers Market 시리즈가 아닐까 합니다.
신선한 농작물들을 직거래할 수 있는 장터죠.

 

 동양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것들은 Lunar New Year (음력 설) 시리즈입니다.

 

 "토끼" 라고 써 있는데 그림은 어째 귤인지...

 

 이건 "말"인데 그림은 아마 북인 것 같죠?

 

 "용"은... 도대체 뭔지도 모르겠어요!
이거 폭죽인가요???

12간지인 건 알겠는데 곁들여진 그림들이 중국풍이라
미국인들에게만이 아니라 제 눈에도 이국적이네요.

 

 마지막으로 잡다한 기타 등등도 있습니다.

 

아메리칸 인디언 부족들의 예술품들이구요.

 

Heart Health와 Breast Cancer라...
기특하게도 우체국에서 국민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모양입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시작했으면 앨범 한 권은 채웠을 텐데 모으기 시작한 지 몇 년 안돼서 아직 이것 뿐이네요. 그래도 요즘 같은 시대에 보기 힘든 우표 구경 재밌지 않나요?? 예쁜 우표들을 보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도 좋구요. 다시 스케치북이 많이 채워지면 또 보여 드릴게요.

그럼 친애하는 여러분, 신나는 월요일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