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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에볼라 감염자 본국 이송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

by 이방인 씨 2014. 8. 6.

즘 한국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Ebola는 높은 치사율로 악명 높은 아프리카의 풍토병입니다. 한국의 한 여대에서 아프리카 대표가 참가하는 국제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고 있죠?

제가 살고 있는 미국 땅에는 이미 두번째 Ebola 감염자가 이송되어 왔답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본국 송환된 Ebola 감염자인 Kent Brantly가 지난 주 토요일에 조지아 주의 애틀란타에 도착한데 이어 두번째 감염자인 Nancy Writebol이 화요일에 같은 곳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이들은 애틀란타의 Emory 대학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 Samaritan Purse)

Dr. Kent Brantly의 현지 활동 모습


의사인 Brantly와 선교사인 Writebol은 기독교 구호단체에 속한 봉사자들로 라이베리아의 수도 몬로비아에서 활동하다 Ebola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원숭이 임상 실험을 거친 시약을 투여 받은 후 상태가 다소 호전되었다고 합니다. 시약의 효과가 입증되면 Ebola 치료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죠.

'아프리카 사람이 들어 오네 마네' 정도가 아니라 아예 감염자가 본국 이송되었다는 뉴스를 접한 미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저도 주변인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인터넷 반응을 읽어 보기도 했는데, 짐작하시다시피 부정적 의견이 많았습니다. 한 번 살펴보죠.

 

 그녀를 비롯해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감염된 건 유감이야.
하지만 솔직히 그들이 집으로 (미국으로) 돌아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그들은 감염의 위험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거길 간 거잖아.
본국으로 돌아오는 건 그 치명적 바이러스를 다른 나라로 전파시킬 확률만 높힐 뿐이야.
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간 그곳에 그냥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냥 거기서 치료하면 되잖아?
군용 병원을 하나 보내거나 거대한 병원선을 보내거나?
본국으로 데려오는 건 공중위생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굳이 미국령으로 데리고 와야 한다면 배에 태워 만(灣)에 띄워놓아야 해.

참고로 이들이 말하는 hospital ship이란 미군의 병원선입니다.

 

 

 항공기나 뭐 그런 거에 태워 바다 위에서 치료하면 안돼???

 

난 이 사람들에게 동정심도 들지 않네.
자기들이 알아서 위험과 죽음을 향해 간 거라고...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야기할 지 알면서 간 거니까 집으로 돌아올 자격이 없다고 봐.


이렇게 직접적으로 반대의 뜻을 적은 사람들도 있지만,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Sarcasm으로 의견을 피력한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치료제 없고, 백신 없고, 유일한 희망은 봉쇄하는 것 뿐인데, 진짜 잘~하고 있네!

(원천봉쇄만이 답인 마당에 미국으로 감염자를 이송한 것을 두고
"잘~하는 짓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거죠.)

 

 뭐 어때?
어차피 이 나라의 모든 게 다 지옥으로 갔는데.

(현재 미국의 현실에 극심한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네요. ^^;;)

 

 선교사들은 전적으로 악한 존재들이야.
마술 같은 하늘 위 왕국에 대한 공허한 약속 대신 음식과 보금자리가 필요한
절박한 사람들에게 종교의 독이나 퍼트리고 있으니...
그녀가 그렇게 하늘 요정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면, 요정이 치료하게 놔두지 그래?

(이 사람은 선교사들에게 불만을 품고 있군요. ^^;;)

 

우리가 Ebola를 미국으로 초대했네~
퍼스트 클래스 티켓도 주고 레드 카펫도 깔아주고 말이야.
이게 대체 뭔 생각이래???


그런가 하면 나라에 걱정거리가 생길 때마다 현 대통령 탓으로 몰아가는 사람들도 빠지면 섭섭하죠.

 

오바마 행정부 하의 불안전하고 활짝 열린 국경 상태라면,
 Ebola가 미국의 심장부로 들어와 들불처럼 번지는 건 시간 문제야.
(과장이 드라마틱하네요.)

나라를 망치는 이 독재자에게서 미국을 구하려면,
이번 가을에 (미국 의원 선거) 악마 민주당이 상원 의석 차지에 실패하고 오바마를 멈춰야 해.
(Ebola가 미국의 심장부로 들어와 들불처럼 번질 텐데 선거가 뭐 그리 중요한가요... 풉)

 

 오마바 행정부가 백인 주류를 죽이려고 Ebola를 들여오는구나~
(비백인계는 Ebola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신묘한 망상에 빠진 1人이네요.)

 

Q: 오바마는 대체 왜 Ebola가 우리 국경을 넘도록 허가한 거야???

A: 왜냐하면 그는 '평등한 기회'를 주장하는 얼간이거든.


미국 정부가 왜 감염자들의 본국이송을 허가했는지에 관해 의학적, 경제적 해석을 내놓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두 명의 감염자가 미국으로 이송된 이유는 실험적인 치료를 하며 연구하기 위해서야.
만일 시약이 효과가 있다면 엄청난 돈이 생길 수 있거든.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게 되면 좋겠지.
반대로 그렇게 하지 못 하고, 바이러스가 밖으로 퍼진다면 우리에게 재앙이 될 테고.
미국으로 데려오지 말고 그냥 거기서 치료할 수는 없었나...??

억이 아니라 조 단위겠지!

그래, 맞아. 조!

 

Ebola 바이러스는 이미 미국 실험실에서 수년간 연구되어 왔어.
사람에게 실험하는 게 처음일 뿐인데... 효과가 있길 빌어야지.
너희들도 그러는 게 좋을 걸!


저는 미국 제약회사들이 벌어들일 돈에는 관심이 없지만 감염자들을 위해, 인류를 위해 시약의 효과가 입증되면 좋겠네요.

대체적으로 미국인들은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걱정하며 반대하는 분위기였지만 본국이송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들 말은) 지칠 줄 모르고 이타적으로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을 위해 애쓴
이 사람들이 병에 걸리면, 그냥 거기서 죽게 내버려둬야 한다는 뜻이야???

 

 그녀의 상태가 호전되기를 바래.
가족들이 필요할 때 함께 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그녀가 활동하던 곳의 기관보다 CDC (미국 질병통제예방 센터)가 훨씬 나으니까.
인적오류가 문제이긴 하지만 그녀가 집에 돌아올 수 있어서 잘 됐어.
회복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녀가 미국으로 돌아와서 기뻐.
자신을 희생하며 남을 도운 이 미국인을 살릴 수 있길 바래.
비이성적 공포가 의학적 결정을 좌우하게 둘 순 없지!


앞서 말했듯이 저도 주변 사람들과 이 이슈에 관해 말을 섞어 봤지만 조지아 주와는 멀~리 떨어진 서부 끝이라 그런지 크게 걱정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저 역시 그렇지만, 조지아 주나 인근 주의 주민들은 아무래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겠죠. 모두를 위해 부디 시약이 효과가 있기를!

여러분, 오늘도 무사히 건강한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