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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미국인들의 쿨한 습관

by 이방인 씨 2014. 7. 20.

마 전에는 미국인들의 조금은 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썼는데요.

2014/07/09 - [Welcome To America] - 의외라 느꼈던 미국인들의 쿨하지 못한 면모

오늘은 반대로 예상대로 쿨했던 그들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제가 느낀 미국인들의 쿨한 습관은 바로... 이겁니다!

 

시~원하게 사과를 잘 해요.


잠깐! 여기까지 읽고 '어라? 미국에서는 함부로 Sorry라고 사과하면 안된다고 들었는데??'라며 의아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리 밝힙니다.

미국에서 교통사고 발생시나 법적 시비를 가려야 할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사과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 맞습니다. 인간적인 도의로 사과를 했다고 해도 그것이 후에 자신의 과실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되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오늘의 주제는 그런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일상의 흔한 갈등이나 다툼에 대처하는 미국인들의 자세랍니다.


이 사람들은 사과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아요.


적어도 제가 본 바로는 그러했는데,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답니다.

첫번째 - Sorry하는 습관이 배어 있어요.

많은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살면 좋은 점으로 "Excuse me"와 "Thank you"가 일상적인 문화를 듭니다. 사소한 일에도 "실례합니다. 미안합니다."가 자동으로 나오고, 하찮은 일에도 "감사합니다."가 따라옵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입에, 몸에 배인 습관이라고 할까요.

덕분에 친구나 동료들 사이에서도 의도치 않은 실수나 오해가 생겼을 때 곧바로 사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일이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두번째 - Sorry는 그렇게 무거운 말이 아니예요.

사실 세상에는 과하는 것을 꺼리는(?)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죠. 자존심 상한다는 둥, 인정하기 싫다는 둥, 여러가지 이유로 마지막까지 "미안합니다"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것은 아마도 '사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과는 잘못한 쪽이 하는 것'이라든가, '사과하면 지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죠.

그러나 미국인들의 사과에 그렇게 크~은~ 의미가 담긴 것은 아니랍니다. 진심으로 미안해야 할 심각한 상황에 하는 사과는 논외로 하고, 사람 사이의 일상다반사인 가벼운 다툼이나 갈등 상황에서 나오는 Sorry는 갈등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인정이라기보다 상대와의 관계를 고려한 제스쳐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사과하고 나서도 똑같은 짓을 아무렇지 않게
또!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에휴~ 차라리 미안하다는 말이나 말지,
사과하는 사람한테 화를 낼 수도 없고 말이죠.


그래도... 말 뿐인 사과일지...! 확실히 효과가 있긴 하더라구요. 일단 사과를 들으면 화낼 상황에서도 감정이 한 풀 꺾이면서 '혹시 나는 잘못한 게 없나'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이쪽에서도 사과할 마음이 생깁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한국 속담처럼, I am sorry는 마법의 한마디인 것 같아요. 미국에 이런 말이 있더라구요.


사과는, 상대가 옳고 당신이 그르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다만 당신이 자신의 Ego보다
상대와
의 관계를 더 소중히 생각한다는 뜻이다.


여러분 소중한 일요일 유후~

※ 제 글은 미국인 모두를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운이 좋아서 착한 미국인들을 많이 만났을 수도요. ^^

※※ 아차차, 한 가지 더 말씀 드리자면 미국인들 중에도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는 싸울 때 먼저 사과하기 싫어 버티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친구들이나 동료들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잘 하면서 연인이나 남편/아내에게는 그 말을 쉽게 하기 왠~지 싫은 마음, 공감하는 분들도 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