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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에서 살아 보니, 미국인들이 이럴 때 짜증나더라

by 이방인 씨 2014. 5. 7.

느 쪽이냐 묻는다면 저는 미국인들을 꽤 좋아한답니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장단점이 있지만 제 시선으로 봤을 때 단점을 상쇄할 만한 장점이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아무래도 민족이 다르니 동질감까지 느낄 수는 없지만 친밀감은 충분히 느끼며 살고 있지요. 하지만 이런 애정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작은 개미가 슬슬~ 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올 때 느끼는 정도의 경미한 짜증을 맛볼 때도 있답니다.


첫번째 - 친구야, 너 정말 작작해라~


제가 꼽는 미국생활의 최고의 장점 중 하나는 '외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또한 지역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아침에 막 일어나 부스스한 모습 그대로 밖에 나가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곳에서, 저는 살고 있답니다.

할렐루야가 절로 나오지 않을 수 없지요.

하늘엔 영광, 땅에는 기쁨,
날 것 그대로의 양심 없는 얼굴로 다닌 죄를 사하여 주시니~!


어디나 얼간이들은 있기 마련이라 미국에도 배려없이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있기야 하지만 보.편.적.으.로.는. 타인의 외모를 평가하는 언행은 큰 무례로 여겨집니다. 더 나은 외모에 대한 갈망 혹은 집착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적다는 건 분명 좋은 일이나 부작용도 조금 있죠.


주변 사람들을 몸둘 바 모르게 하는 근거 없는 외모 자신감!


대학 시절에 종종 어울리던 여자 사람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다 좋은데 정말 말도 안되는 외모 자신감이 충만했었어요. 건강이 염려될 정도의 비만이라 학교에서 강의실 이동할 때도 힘들어 하고 얼굴 역시 이목구비보다 살이 먼저 눈에 들어오곤 했는데 자신의 아름다움에 대한 긍지만은 베네수엘라 출신 미스 유니버스 감이었죠.

동성친구라 그랬는지 저는 그녀의 외모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지만 건강이 염려되기는 했습니다. 식습관이 엉망이었거든요. 몸무게가 많이 나가다 보니 어린 나이에 벌써 무릎 관절에 무리가 올 정도였는데도 피자, 햄버거, 초콜렛, 도넛 등을 달고 살았죠. 어느 날 제가 조심스레 한마디 건네 보았습니다.

"너 그렇게 건강에 신경 안 쓰다가 병이라도 얻으면 어쩌려고 그래?"

돌아온 친구의 대답에 저는 뻐끔뻐끔 금붕어가 되었습니다.

"괜찮아. 난 젊고 아름다울 때 죽을 거야."

뜨억~~~
"young and beautiful" 이라는 단어를 듣고 이렇게 오금이 저릴 줄이야...

친구야, 스스로를 사랑하는 건 정말 좋은 일이야.
하지만 사랑에도 정도라는 게 있는 거다.

야 인마, 자쉭아~ 내 말 새겨 들어!
걱정돼서 그래.

너 혼자 사는 세상 아니잖니?
너 그러다 정말 만인의 지탄을 받을 거야. 
그리고 더 슬픈 건, 나도 그 "만인"의 편에 설 거라는 사실이야. 엉엉엉

의리가 없어서 미안해.
대신 이거라도 줄게
.

 

 

두번째 - Mr. 당신도 좀 작작하세요~


이 Mr.... 말 그대로 웃기지도 않는 Mr.랍니다. 아마 한국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유형일 것 같은데요. 왜 그런 타입 있잖아요? 웃기지도 않은 유머하고 혼자 빵 터져서는 안 웃는 사람더러 센스없다고 우기는 사람이요. 말만 들어도 근원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하죠?

미국인들은 유머를 중요시해요. 훌륭한 유머감각을 인간의 덕목(virtue)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로요. 어딜 가나 유머감각 있는 사람들이 인기가 많고 평판이 좋죠. 그러다 보니 과.도.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생겨요.


억지로 웃기려고 애쓰는 사람들 말이죠.


모든 분야의 감각이 그러하겠지만 유머감각 또한 기질적으로 타고나는 측면이 크죠. 우리가 흔히 웃긴 사람은 뭘 해도 웃기고, 안 웃긴 사람은 뭘 해도 안 웃긴다고 하잖아요. 한마디만 해도 빵빵 터트리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말을 할 때마다 입에서 꿈가루가 솔솔~ 나와 잠이 오게 만드는 사람도 있지요. 제가 알고 있는 한 Mr.가 바로 그런 꿈가루 요정이었어요.

어느 날은 같이 식당에 들어가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제게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여기 다이빙 보드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다이빙 보드라니요? 식당에 밥 먹으러 와서 다이빙 보드는 왜 찾아요?"

"여기 문 손잡이에 PULL 이라고 써 있었잖아! 파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여러분, 이 Mr.가 왜 웃는지 아시겠습니까?
손잡이에 '당기시오'라는 뜻으로 PULL이라고 써 있는 것을 POOL (수영장)이라는 단어와 연결하여 다이빙 보드 조크를 날린 거였답니다.

 


Mr., 당신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냅니다만...
아흐~ 난 모르겠다~
그날따라 빵도 질겨서 아주 그냥 모.질.게. 씹어야 넘어가더라...


저를 은~근히 짜증나게 하는 미국인들 이야기, 어떻게 보셨나요?
여러분, 기분 좋은 하루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