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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California

[미국 음식] 지난 몇 년간 미국에서 대유행한 웰빙 푸드, 독해~

by 이방인 씨 2014. 4. 25.

고 싶은 건 먹어야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다고 철썩 같이 믿는 저도 근래 들어 잔병치레를 좀 하다 보니 건강에 좋다는 음식에 귀가 솔~깃하더라구요. 며칠 전에도 마트에 갔다가 몇 년 전부터 미국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진 웰빙 푸드를 보고 덥석! 하나 집어 왔습니다. 사실 저는 먹고 싶지 않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 "건강에 좋다"고 말하길래 못 이기는 척 한 번 시도해 봤는데 그 섭생실험의 결과를 여러분께 공개할게요.

건강하게 살고 싶은 욕심에 집어온 그 웰빙 푸드는 바로 이것입니다!

 

무엇인지 알아보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중동요리에 자주 쓰이는 Hummus라는 dip입니다.
(영어 발음으로는 허머스이지만 한국어 표기법으로는 후무스입니다.)


아프리카, 중동, 지중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병아리콩 (chickpea)이 주재료랍니다.

 

그야말로 병아리를 닮았네요.


이방인 씨의 애독자시라면 제가 왜 Hummus를 오랜 기간 외면해 왔는지 이제 아실 겁니다.


그렇죠!

저는 기피자니까요!
아무리 병아리처럼 귀여워도 콩은 콩!


병아리콩과 중동의 참깨 소스인 타히니(Tahini), 올리브 오일, 레몬 쥬스, 소금, 마늘을 넣고 곱게 갈면 Hummus가 완성됩니다.

 

껍질을 벗긴 참깨를 갈아 만든 Tahini 소스


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Hummus가 왜 웰빙 푸드로 명성이 높은지 알 수 있죠? 미국 마켓에 가면 종류별로 많~이도 진열되어 있답니다.

 

클래식, 지중해 스타일, 마늘맛, 피망맛 등이 있네요.

 

  완전 뻥이라고 생각한 40가지 향신료 맛

말이 되냐구요!!!
40가지 향신료를 넣으면 대체 어떤 뒤죽박죽 맛이 나오는 건지...


다 섞으면 검정색 되는 거 모르시나~?

 

 

 이 브랜드에서는 Oilve Tapenade 맛도 출시하네요.

 

찍어 먹을 수 있는 과자와 함께 포장되어 스낵처럼 나오는 제품도 있네요.


이 다양한 Hummus들 중에서는 저는 기본형인 Classic을 집어 들었습니다. 첫 시도니까 본연의 맛을 느껴보고 싶었어요. 집에 돌아와서 Hummus dip과 먹으면 좋은 음식들까지 검색하여, 그냥 찍어 먹으면 된다는 식재료 중 마침 집에 있었던 채소, 빵, 크래커를 준비했습니다.

 

 마침 냉장고에서 뒹굴거리고 있던 오이와 당근

 

 현미빵과 에이스 크래커

 

 자, 드디어 Hummus 개봉!

여는 순간!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아라비아가 느껴져요!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가 마법의 양탄자 타고 날아다니면서 노래를 불러요~

 

중동음식에서 풍기는 독특한 향이 바로 이거였네요!

제 생각에는 이 향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 같습니다.
일단 저한테는 잘 안 맞더라구요.

 

 싱그러운 오이와 Hummus의 조합!

보기만 해도 수명이 연장될 것 같은 그림!!!

두근두근 입으로 가져가 꼭꼭 씹어 보니

.
.
.
.
.

에~
~

이건 도대체 무슨 맛이지?
태어나서 처음 먹어 보는 소스 맛에 입안이 카오스!
혀가 질풍노도예요!!!

 

 곧.바.로. 뚜껑 닫습니다.

 

빵과 크래커 와구와구 그냥 먹습니다.

 

아... 허머스... 아... 망해쓰...
안 맞아, 나랑 안 맞아.


평소 제가 표현력이 부족한 녀석이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는데 오늘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이국적이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이 맛을 설명하기엔 저의 능력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을...

맛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포기하고 저의 심정만 표현해 볼게요.

이걸 먹고 수명이 늘다 늘다 십장생의 반열에 오른다고 해도 저는 못 먹어요.


독특하고 강한 향도 그렇지만 제가 콩을 싫어하는 탓인지 맛도 텁텁하고, 마늘 때문에 씁쓸하기도 하고... 복잡미묘하네요. Classic을 선택한 것이 도리어 실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flavor를 첨가한 것이 더 먹기 편했을지도요. 혹시 Hummus 많이 드셔 본 분이 계시다면 제보 바랍니다~

비록 저는 다시 맛볼 용기가 나지 않지만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것이 입맛이라, 미국인들 중에 Hummus에 중독되었다는 사람들도 봤답니다. 다이어트에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병아리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까지 있다고 하니 웰빙 푸드인 것은 분명하죠.

건강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Hummus, 저는 불타오르는 인류애를 발휘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기꺼이 양보할게요~

여러분, 무엇을 어떻게 드시든 건강한 하루 유후~


이 포스팅은 어디까지나 저의 혀에 의존하여 작성된 것일 뿐 Hummus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될 수 없습니다. 저 말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매우 맛.있.는. 음식이 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중동 사람들이 많이 먹는 건강식이라고 하니 오해 마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