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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단신(短信)

우리 함께 불로초를 찾아 떠날까요?!

by 이방인 씨 2014. 4. 15.

사이 저는 두 건의 번개 제안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번개란,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을 실제로 만나는 것을 의미하죠? 한 분은 현재 캘리포니아를 여행 중이신데 북가주 근처이니 커피 한 잔 하자는 말씀을, 또 한 분은 자신도 캘리포니아에 사신다며 가까운 곳이면 만나서 친구하자는 댓글을 적어 주셨는데요. 커피도, 친구도 무척 감사한 제안이지만 두 분 다 저와는 먼 거리에 계셔서 성사되지 못 했군요. 물리적 거리가 가깝지 않음을 알게 된 저는 솔직히 안도했답니다. (제가 간혹 지.나.치.게. 정직한 거 아시죠? ^^;;)


물리적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더 멀었거든요.


그게 그러니까... 두 분 다 제가 처음 뵙는 방문객들이셨어요. 물론 그분들은 평소에도 제 글을 읽고 계셨을 수도 있으나 제게 말씀을 건네신 건 그 때가 최초!였거든요. 그런데 사실 저는...


낯 좀 가리는 여자예요!!!

제가 아무데서나 잘 떠들고 아무한테나 들이대고 막 그럴 것 같죠?!
근데 아니다요~
은근히 부끄럼 탄다요~


저는 대부분의 경우 사적으로 친해지는 데 충분한 시간과 거리를 두는 녀석이랍니다. 저의 오랜 독자들은 제가 많은 말을 하는 것 같아도 정작 사적인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실 테죠. 블로그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나 블로그 운영에 관계된 일이라면 가감없이 털어놓습니다만 그런 사안을 제외하면, 제 사생활이나 진지한 내면을 드러내는 글은 잘 쓰지 않죠. 낯간지럽고 오글거려서 도저히 못 쓰겠어요. 엉엉엉. 이런 인간이라 송구합니다만 처음 뵌 방문객과의 번개는... 제안은 감사하지만 부담스럽기도 하군요. 그러~나! 아쉽고 미안한 마음을 달랠 길은 얼마든지 있지요.


더 친해진 다음에 만나면 되잖아요!

 

 

하여 오늘은 <제 1회 불친절한 이방인 씨의 블로그 단합대회!> 시간입니다. 그동안 꽁꽁 숨어계셨던 수줍은 손가락의 소유자분들과 인사 나누고 싶네요. 학창시절 모두가 싫어하는 새학기 자기소개 시간처럼 억지로 신상을 공개할 필요는 전~혀 없고 그냥 닉네임 하나 정하시고 간단한 인사만 하시면 된답니다. 평소에 저나 다른 방문객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어쩐지 부끄러워 못했던 분들만 참여하시면 될 뿐, 귀찮아서 안 쓰셨던 분들께는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귀차니즘의 신봉자로서 귀찮음을 무릅쓰고 무언가 하라고 요구하는 건 엄청난 실례라고 생각하거든요.


평소에 수줍어서 망설이셨던 분들만 오늘을 기회로 삼으시면 충분합니다. 


이를 통해 제가 얻고자 하는 바는, 방문객들 사이의 친목도모랍니다. 저와 방문객 개개인의 1:1 소통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함께 즐겁게 대화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네요 카톡도 원래 1:1보다는 단체 채팅이 재밌지 않습니까?!!!

어느 블로거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블로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소소한 꿈들이 참 많지요. 뭐 예를 들면,


남북통일이라든가,
지구온난화 해결이라든가,
우주여행이라든가,
불로초 원정대를 꾸린다든가,


이런 자잘한 것들을 언급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겠지만 저의 가장 원대한 목표는 이 블로그가 저 없이도 생.기.발.랄.하게 유지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랍니다. 운영자의 개입 없이도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야 블로그의 수명이 연장된다는 게 저의 믿음이거든요. 제가 그만두고 싶어지더라도 여러분이 이 공간을 즐겁게 활용하시면 이곳은 적어도 제 의지보다는 오래 살겠죠. 그러니 서로 친하게들 지내세요~ 여러분이 도란도란 (쑥덕쑥덕이 아닙니다!) 글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시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게 된다면 불로초 원정대가 곧 출범할지도요! (응?!!)

블로그를 통해 저와 번개가 가능할 만큼 친해지는 것도 물.론. 좋.지.만. 굳이 저와의 1:1 소통에 한하지 마시고 다른 방문객들에게도 마음을 열어 보세요. 저에게 하듯이 여러분도 서로 의미 없는 딴지도 걸어 보시고,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아는 척도 작렬해 보시고,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웃기지도 않는 비매너 농담하시고 그렇게들 지내시면 을~매나(?) 좋을까요??!

 
요컨대 여러분도 당해 보시라는 거지요... 헤헷~



주제가 마지막 문단에 나오는 이런 형식미괄식 구성이라 하던가요? 낄낄낄~


아직 잊지 않은 국어국문학적 지식을 뽐내며 마칩니다. 언젠가 저와 다른 방문객들과 더불어 불로초를 찾아 떠나고 싶은 분들은 주저 말고 손가락의 수줍음을 떨쳐내 보세요~

신나는 하루, 유후~!